요즘 나는 댄싱 롱보드를 연습할 때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공연을 하고 있는 걸까?”
롱보드 위에서 발을 옮기고, 리듬을 따라 스텝을 밟고,
트릭을 시도하며 자세를 정리하는 이 모든 과정은
운동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어떤 날엔 마치 한 편의 무언극을 연기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궁금해졌다.
“댄싱 롱보드는 스포츠일까, 퍼포먼스일까?”
이번 글에서는
이 질문을 중심으로
- 댄싱 롱보드의 기술적 요소
- 표현력 중심의 감각
- 실제 대회에서의 평가 기준
을 함께 분석하며,이 스포츠가 가진 다층적인 속성을 정리해보려 한다.
기술과 반복, 분명 스포츠적인 면이 있다
댄싱 롱보드는 겉보기엔 부드러운 동작들이 이어지지만
그 안에는 명확한 기술과 훈련이 존재한다.
- 크로스스텝(Cross Step)
- 피터팬(Peter Pan)
- 샤빗(Shovit)
- 피벗(Pivot)
- 바디버리얼(Body Varial)
이런 트릭들은 단순히 동작을 ‘외워서’ 할 수 없다.
무게중심, 타이밍, 데크의 반응, 속도의 유지를 정확히 조절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아직 샤빗이 완벽하게 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수십 번 실패하고 발 위치와 중심을 다시 계산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이건 확실히 ‘스포츠적인 훈련’임을 실감한다.
📌 스포츠의 정의 중 하나는 “신체 능력을 통해 기술적 도전을 극복하는 반복 훈련 행위”인데,
댄싱 롱보드는 이 정의에 충분히 들어맞는다.
그러나 동작에는 감정과 흐름이 들어있다
하지만 동시에,
댄싱 롱보드는 단순히 기술의 나열로만 이루어진 움직임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음악과 함께 탈 때, 나는 기술보다 감정의 흐름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지금은 느리게, 지금은 가볍게.
다음 트릭은 이 감정의 연장선에서 나와야 해.”
이건 마치 춤과 같다.
공연 무대에서 배우가 말 없이 감정을 전달하듯,
롱보드 위에서 몸의 리듬과 표현으로 감정을 전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래서 댄싱 롱보드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퍼포먼스(perform)에 가까운 면모도 가진다.
대회 현장에서는 무엇을 평가할까?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댄싱 롱보드 대회 중 하나인
SYCLD (So You Can Longboard Dance?)의 심사 기준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항목 | 설명 |
기술 난이도 | 트릭의 복잡성과 완성도 |
움직임의 연속성 | 기술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했는가 |
리듬 & 음악 일치도 | 음악과 동작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 |
개성 & 창의성 | 그 사람만의 스타일이 있는가 |
이 기준은 기술 점수와 퍼포먼스 점수가 혼합된 구조다.
점프력이 아닌 ‘감각적 완성도’까지 평가하는 스포츠,
그게 바로 댄싱 롱보드다.
예술성과 스포츠성은 공존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은 자유롭고 스포츠는 경쟁적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댄싱 롱보드를 하면서
이 두 가지가 완벽하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정확한 기술을 반복 연습하면서
✔ 동시에 나만의 감정을 녹여 넣을 수 있는 방식
예술은 규칙이 없다고들 하지만, 사실 예술에도 형식과 원칙은 있다.
댄싱 롱보드는 그 형식을 스포츠적인 구조 안에서 표현하는 행위다.
그래서 더 어려운 동시에, 더 매력적이다.
댄싱 롱보드는 ‘감각의 스포츠’다
결국 나는 이렇게 정리하게 되었다.
“댄싱 롱보드는 감각을 다루는 스포츠다.”
몸을 단련해야 하고, 기술을 반복해야 하며, 무게중심과 방향, 지면의 반응까지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느끼는 리듬, 표현하고 싶은 감정, 그리고 그날의 분위기가
기술을 넘어서 ‘작품’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건 경쟁도 되고, 퍼포먼스도 되는
그 사이의 장르, 그 경계 위에 선 독특한 스포츠다.
“이건 스포츠인가, 퍼포먼스인가?”라는 질문은
어쩌면 하나만 고르기 위한 게 아니라
두 가지가 함께 존재할 수 있음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댄싱 롱보드는 그 경계에서 균형을 잡는 스포츠다.
기술도 있고, 감성도 있다.
힘도 있고, 표현도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댄싱을 연습한다.
잘하려고도 하지만, 표현하려고도 하면서.
'롱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롱보드 트럭의 진화 – 리버스 킹핀(RKP)은 왜 탄생했을까? (0) | 2025.07.02 |
---|---|
롱보드 국제 대회 총정리 – 어떤 종목이 있고 어디서 열리나? (0) | 2025.07.02 |
스케이트보드는 올림픽에, 롱보드는 왜 빠졌을까? – 종목 채택의 조건과 그 차이점 (0) | 2025.07.01 |
롱보드의 뿌리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 스케이트보드의 기원과 갈라진 진화의 길 (1) | 2025.07.01 |
롱보드를 내려놓은 시간 (0) | 2025.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