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보드

롱보드의 뿌리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 스케이트보드의 기원과 갈라진 진화의 길

zip-note 2025. 7. 1. 12:34

롱보드는 단지 길이가 긴 보드가 아니다.
그 안에는 수십 년간의 문화, 기술, 스타일의 흐름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퀴 달린 목재판 하나에서 출발한 ‘스케이트보드’의 역사에서,
롱보드는 갈라져 나온 또 하나의 진화였다.

많은 입문자들이 “롱보드는 스케이트보드와 뭐가 다르죠?”라고 묻는다.
이 질문의 진짜 답은 단순한 구조 비교가 아니다.
시작부터 다른 의도와 문화적 배경이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롱보드라는 스타일이 태어나기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면서
스케이트보드라는 원형이 어떻게 퍼졌고,
그 중 어떤 요소가 롱보드로 이어졌는지를 정리해보려 한다.

1950년대 캘리포니아 – 파도가 없는 날, 거리로 나온 서퍼들

스케이트보드의 시작은
1950년대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의 해변 지역에서 출발했다.

당시 서핑은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었지만,
파도가 없을 때에도 탈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하던 서퍼들이
서핑 보드보다 작은 목재판에 롤러 스케이트 바퀴를 달기 시작한 것이
스케이트보드의 시초다.

이 초창기 보드는 조향 기능도 거의 없고 그냥 앞으로 굴러가기만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그 움직임을 제어하고 조작하려는 욕구를 갖게 되었고,
트럭(truck)이라 불리는 조향 장치가 도입되며 기술이 급속히 발전했다.

 

스트리트와 트릭의 발전 – 스케이트보드의 대중화

1970년대 후반, Tony Alva, Rodney Mullen 같은 전설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며
스케이트보드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퍼포먼스 기반의 기술 스포츠로 바뀌기 시작한다.

  • 콘크리트 수영장 안에서 돌기
  • 보드 위에서 점프하고 회전하기
  • 보드를 발로 튕겨서 공중으로 띄우기

이런 기술이 나오며, 스케이트보드는 점점
“도심을 무대로 하는 퍼포먼스 스포츠”로 변모했다.

🚨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스케이트보드가 점점 짧아지고, 가볍고, 날렵해졌다는 것.
기술 위주로 진화한 결과, “단순히 타는 것”이 아닌 “뛰고, 돌고, 부딪히는” 스포츠가 된 것이다.

 

롱보드의 출현 – 기술보다 감각에 집중한 분기점

이런 흐름 속에서 롱보드는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나오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스케이트보드가 점점 트릭 위주로 고도화되자
“좀 더 길고, 부드럽고, 안정적인 라이딩”을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롱보드가 독립적인 보드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롱보드는 처음에는 다운힐(언덕 주행용)로 발전했지만, 이후에는 댄싱, 프리스타일, 펌핑 등
‘움직임의 미학’에 집중한 스타일로도 진화했다.

스케이트보드가 기술을 보여주는 스포츠라면,
롱보드는 감각과 흐름을 즐기는 문화에 가까웠다.


4. 두 보드의 구조적 차이 – 길이만 다른 게 아니다

항목 스케이트보드 롱보드
길이 보통 28~33인치 37~46인치 이상
트럭 전통 트럭 (TKP) 리버스 킹핀 트럭 (RKP)
데크 구조 얇고 단단하며 트릭 중심 길고 유연하며 라이딩 중심
용도 트릭, 스트리트, 파크 크루징, 댄싱, 다운힐
작고 단단함 크고 부드러움
주행감 빠르고 날카로움 부드럽고 안정적

 

두 보드는 형태만 다른 게 아니라,
목적, 스타일, 심지어 감정의 흐름까지 다르다.

 

롱보드는 독립 장르로 성장 중 – 왜 지금 주목받고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롱보드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 스트레스 해소용 크루징
  • 소셜 미디어 기반 댄싱 퍼포먼스
  • 코로나 이후 개인 취미 문화 확대

이러한 흐름 덕분에 롱보드는 다시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반면, 스케이트보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국제 스포츠의 위상을 확보했고, 경기 중심의 발전 방향으로 더욱 체계화되고 있다.

 

롱보드는 스케이트보드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문화와 감각을 가진 보드 장르로 독립했다.

둘 다 바퀴가 달린 보드지만,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떻게 움직이고 싶은지에 따라
선택하는 감각의 길이 달라지는 것뿐이다.

이번 글은 단지 ‘길이가 다르다’는 비교를 넘어서
그 뒤에 흐르는 역사와 문화의 방향성 차이를 정리한 시도였다.
다음 글에서는 스케이트보드가 어떻게 올림픽 종목이 되었는지,
그리고 롱보드는 왜 아직 거기 포함되지 못했는지를 다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