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중심 잡는 것도 힘들었다.
보드 위에만 올라서도 흔들리고,
몸이 따로 놀아서 트릭은커녕 걷듯이 움직이는 것도 버거웠다.
특히 나는 스스로 몸치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주변에서도 “그걸 네가 하겠다고?”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 내가 요즘 샤빗(shuvit)이라는 트릭을 연습하고 있다.
아직 완성은 못 했지만, 피벗을 성공하면서 생긴 작은 자신감 덕분이다.
이번 글에서는 몸치였던 내가 피벗을 연습해 처음 성공하기까지의 과정과
지금 연습 중인 샤빗 트릭에 대한 현실적인 체감을 담아보려 한다.
피벗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예상보다 나를 성장시켰다
피벗은 데크 앞축을 축처럼 사용해 몸과 보드를 함께 회전시키는 기술이다.
설명만 들으면 간단해 보였지만,
몸을 회전시키는 타이밍, 보드 위 발의 위치, 뒷발의 반동
모두 어긋나면 보드가 멈추거나 뚝 떨어졌다.
나는 몇 달 동안 발이 땅에 먼저 떨어지는 실수를 반복했고,
보드가 내 몸을 따라오지 않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하지만 반복하면서 점점
몸을 너무 돌리려고 하면 오히려 축이 무너진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성공한 순간은, 가볍게 중심만 회전시켰을 때였다.
보드가 내 발 아래서 따라 돌았고, 그때 “됐다!”는 감각이 왔다.
피벗 연습에서 얻은 것 – 감각은 생각보다 천천히 쌓인다
피벗을 완성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몸이 알고 있다’는 감각이 처음으로 생긴 거였다.
예전엔 모든 동작을 머리로 계산했다.
“무게를 60% 왼발에, 오른발은 살짝 눌렀다가 튕겨서…”
하지만 연습을 거듭하면서 어느 순간
계산 없이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몸치였던 내가 ‘몸으로 느끼는 사람’으로 바뀌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게 지금 내가 샤빗을 연습할 수 있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샤빗(Shuvit)은 또 다른 도전 – 보드만 회전하는 감각에 익숙해지는 중
샤빗은 피벗보다 한 단계 더 복잡하다.
내 몸은 그대로지만, 보드만 180도 돌아야 한다.
즉, 중심은 그대로 두고 보드만 빠르게 회전시키는 기술이다.
지금 나는 아직 이 기술을 성공하지 못했지만,
연습하는 동안 피벗 때 익힌 감각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중심이 무너지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적어도 몸은 중심을 유지하면서 보드의 회전을 느낄 수 있다.
한 보더가 알려준 팁 중
“앞발은 살짝 띄우고, 뒷발로 회전을 튕기듯 밀어주는 동작”이 도움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발을 너무 높이 들어 실패했는데,
요즘은 발의 위치보다 무게 분배가 더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기술을 바라보는 태도’
샤빗을 연습하면서 나는 다시 초보자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두렵지 않다.
피벗을 성공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익숙해질 것이다.” 그 마음으로 다시 연습을 시작했고,
실패해도 피로해지지 않고, 실수해도 위축되지 않는다.
트릭 하나를 익히는 건 단지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내 사고방식과 감정을 함께 조율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기술보다 먼저 바뀐 건,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는 내 시선’이었다.
5. 내 트릭 연습 루틴 – 현실적인 연습을 위해 지키는 것들
* 하루 15분 정리 루틴(앞서 썼던 13편 루틴 기반) 후 시작
* 피벗 10회 워밍업
* 샤빗 연습 15분 (발 위치, 회전 감각, 무게 중심 별도 연습)
* 실패 영상 촬영해 다시 보기
실패 영상이 내게 가장 큰 피드백이 된다.
보드를 잡으려던 동작이 실제론 너무 몸에서 멀어졌다든지,
보드가 돌긴 했는데 내가 이미 착지 방향을 놓치고 있었다든지.
이런 걸 보고 나면 다시 감각이 조금 더 섬세해진다.
피벗을 처음 성공했을 때, 나는 단순히 기술 하나를 익힌 게 아니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감각과, 몸이 바뀌는 속도에 스스로를 믿게 된 경험이었다.
지금 나는 샤빗을 연습하고 있다.
아직 어렵지만, 피벗을 익혔던 그 몇 달간이 지금의 연습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
기술 하나하나를 넘는 이 작은 과정들이
롱보드를 단순한 탈것이 아닌 ‘내 몸을 표현하는 도구’로 바꿔간다.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고, 아직 많은 기술이 남아 있지만
이제는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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