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보드

중랑천 공원에서의 롱보드 연습 – 장소가 바뀌면 감각도 바뀐다

zip-note 2025. 6. 30. 11:53

롱보드를 꾸준히 타다 보면, ‘어디서 타는지’도 감각의 일부가 된다.
나는 주로 중랑천 주변의 공원과 도로에서 연습을 해왔고,
지금은 자전거 도로에선 크루징을, 인라인스케이트 장에선 댄싱을 연습하고 있다.

중랑천은 생각보다 넓고 길다.
공원이 이어져 있어 공간의 구성이 다양하고, 바람도 적당히 불고 노면 상태도 괜찮은 편이다.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 많지 않으면서도 활기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자주 연습하는 중랑천 주변의 몇 가지 장소와 각 장소에 어울리는 연습 방식,
그리고 그 공간에서 느꼈던 감각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중랑천 인라인스케이트장

중랑천을 따라 이어지는 공원들 – 감각의 ‘지형’이 바뀐다

중랑천을 따라 크루징을 하거나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놀라울 만큼 다양한 분위기의 공원과 연습 공간들이 이어진다.
서울 중랑구, 동대문구를 관통하는 이 하천 주변은
공원의 폭, 사람들의 밀도, 바닥 재질, 그늘의 유무까지
구간마다 풍경이 전혀 다르게 바뀐다.

예를 들어,
* 녹천교 부근에는 꽤 넓고 매끄러운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조성되어 있어
롱보드 댄싱이나 기초 기술 연습에 최적의 공간을 제공한다.
* 이화교 근처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는 좁지만 아기자기한 연습 공간이 많아
크루징 외에도 기본 자세나 중심잡기 연습을 하기 좋다.
* 묵동천 인근 구간은 아스팔트가 고르고 길게 이어져 있어 속도 유지가 용이하며,
* 중랑역 방면 하류 쪽은 공간이 넓고 개방감이 뛰어나 큰 동작의 회전이나 피벗 연습도 가능하다.

또한 계절마다 중랑천 장미축제, 동대문구 문화축제 등
공원과 도로를 배경으로 다양한 축제가 열려 단순한 연습 공간을 넘어 문화와 감각이 함께 흐르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장소가 바뀌면 보드가 느끼는 진동, 시야의 넓이, 사람들의 속도감까지 달라지며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내 연습의 일부처럼 스며든다.

 

 자전거 도로에서의 크루징 연습 – 리듬을 타고 달리는 시간

중랑천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 도로는 폭이 넓고 직선 구간이 많아 크루징 연습에 좋다.

특히, 왕복이 분리된 도로 구조 덕분에 한쪽 라인을 차지하고 타더라도
기존 이용자들과 충돌 위험이 낮다.

나는 주로 저녁 시간대, 직선 100~200m 구간을 왕복하면서
펌핑, 자세 유지, 롤링 리듬 이 세 가지를 반복 연습한다.

*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시간(주말 낮시간, 출퇴근 시간대)은 피해야 한다.

노면도 대부분 부드러워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고 속도 유지도 쉬운 편이다.
바람을 타고 자연스럽게 밀리는 느낌은 보드 위에서 ‘달리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인라인스케이트 장 – 댄싱 연습을 위한 최고의 평지

중랑천 주변에는 바닥 조성을 잘 해둔 인라인스케이트 장도 있다.
이 공간은 평지이며, 가장자리는 벤치와 그늘도 있어 롱보드 댄싱 연습에 최적화된 조건이다.

특히 표면이 매끈하고, 사람의 흐름이 반복적이지 않아 연속 동작을 연습하기 좋은 공간이다.

나는 이곳에서  크로스스텝, 피벗 연결,  피터팬스텝 같은 댄싱 루틴을 반복한다.

요즘은 샤빗 연습도 이곳에서 하고 있다.
지면이 평평하고 일정하기 때문에 트릭의 작은 변화도 더 잘 체감된다.

*장소 팁

- 하교시간 이후(2~7시)는 어린이들이 많아 트릭 연습은 피하는 게 좋다.

- 오전 10시 전 또는 해질 무렵이 댄싱 연습에 적합하다.

 

장소에 따라 바뀌는 감각 – 연습이 아니라 경험이 된다

 

같은 기술도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크루징은 노면과 바람, 댄싱은 지면의 밀도와 햇빛, 그리고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영향을 준다.

나는 한동안 한 장소에서만 연습했을 땐 기술이 늘지 않아 고민했는데,
공간을 바꾸니 내 몸의 반응이 달라졌다.
익숙함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이 주는 자극이 필요했던 거다.

이제는 자전거 도로에서 크루징하다가기분이 풀리면 인라인 스케이트 장으로 넘어가
댄싱 동작 몇 가지를 연결해본다.
연습은 더 이상 따분한 반복이 아니라 공간에 따라 바뀌는 감각의 여행이 되었다.

 

중랑천은 단지 보드를 탈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 내 연습의 흐름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전거 도로에서는 리듬과 속도를,스케이트 장에서는 중심과 동작을,

그리고 공원에서는 쉼과 관찰을 배운다.

크루징으로 몸을 풀고, 댄싱으로 기술을 정리하고, 공원 벤치에 앉아 내 보드를 바라보며 다음 트릭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