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보드를 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회전이 안 되지?”, 또는 “왜 내 보드는 자꾸 휘청거릴까?”
나는 처음엔 내 자세나 발 위치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른 사람의 보드를 타보며 깨달았다.
같은 동작을 해도 트럭이 다르면 보드의 반응이 전혀 다르다.
특히 부싱의 탄성과 베이스플레이트의 각도 차이는
회전의 느낌, 안정감, 균형의 지속 시간까지 바꿔놓았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체험한
트럭의 구조적 차이가 만
들어내는 라이딩 감각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풀어보려 한다.
롱보드 트럭의 기본 구조 – 보드의 방향을 정하는 조향장치
트럭(Truck)은 데크 아래에 장착된 금속 구조물로,
바퀴(휠)와 보드를 연결하고, 방향 전환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트럭 하나로 보드의 회전 반응, 균형 유지, 흔들림 정도까지 결정된다.
트럭은 크게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다:
- 베이스플레이트(Baseplate): 트럭이 데크에 붙는 부분. 각도 조절 가능
- 행거(Hanger): 바퀴가 달리는 가로축. 회전 중심
- 부싱(Bushing): 트럭 내부의 고무 완충 장치. 탄성 조절
- 킹핀(Kingpin): 트럭의 중심축. 부싱과 행거를 연결
이 작은 부품들이 함께 작동해,
우리가 몸을 기울였을 때 보드가 회전하거나 복원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낸다.
부싱 – 탄성 하나로 균형과 회전이 바뀐다
부싱은 트럭 안에 끼워져 있는 고무 부품으로,
회전 시 ‘복원력’과 ‘저항력’을 동시에 담당하는 핵심 장치다.
부싱의 탄성은 경도로 구분되며,
보통 아래와 같은 수치로 나뉜다:
- Soft (78A~85A): 잘 휘어짐 → 회전 잘됨, 덜 안정적
- Medium (86A~90A): 균형형 → 적당한 회전 + 중심 유지
- Hard (91A 이상): 잘 안 휘어짐 → 고속 안정성 ↑, 회전 둔감
내가 초보일 때는 Soft 부싱이 편했다.
살짝만 몸을 기울여도 보드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댄싱 동작 중 중심을 오래 유지해야 할 때는
너무 잘 휘어져 오히려 피로감이 쌓였다.
결국 Medium 경도의 Barrel + Cone 조합으로 바꾸고 나서야
회전은 충분히 되면서도 중심은 오래 유지되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 팁:
- 초보자/댄싱용 → Soft~Medium 부싱
- 다운힐/고속주행 → Hard 부싱
- 슬라럼 → Cone 형태의 부싱으로 회전 반응 ↑
베이스플레이트 각도 – 보드의 성격을 결정짓는 숫자
베이스플레이트의 각도는 트럭이 데크에 붙는 각도로,
이 수치가 회전 반응과 안정성에 큰 영향을 준다.
- 50도 트럭:
회전 반응이 빠르다 / 기울임에 민감하게 반응
크루징, 댄싱, 슬라럼용 보드에 적합 - 44도 이하 트럭:
안정감이 높고 회전이 둔하다 / 고속 주행에 적합
다운힐, 프리라이드용 보드에 쓰임
내 보드는 50도 베이스플레이트 트럭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슬라럼이나 댄싱 연습에서 몸을 기울였을 때 빠르게 반응해줬고,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회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속도가 붙거나 내리막을 탈 땐 흔들림이 커서 불안했다.
이후 다운힐용 보드를 탈 땐 43도 트럭을 써봤고,
회전은 느리지만 중심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트럭 세팅을 바꾸면 라이딩 감각이 바뀐다
어느 날, 나는 부싱을 Soft에서 Hard로 바꿨고
회전이 확 줄어든 걸 느꼈다.
동작 하나하나가 무거워지고, 보드가 갑자기 “무딘 도구”처럼 느껴졌다.
또 다른 날은 친구의 44도 트럭을 잠깐 써봤는데,
코너를 도는 데 몸을 과도하게 기울여야 했다.
그날 이후 나는 확신했다.
트럭 세팅은 단순한 장비 선택이 아니라,
라이딩 스타일을 결정하는 언어라는 것을.
내 보드에 맞는 트럭 세팅을 찾는 법
- 우선 내가 주로 타는 스타일을 생각한다
→ 댄싱, 크루징, 다운힐, 슬라럼 등 - 다음으로 회전감을 중시할지, 안정성을 중시할지 결정한다
- 부싱 경도는 내 체중과 기술 수준에 따라 조정하고,
- 베이스플레이트 각도는 내 목적에 맞춰 설정한다
예)
- 댄싱 초보: 50도 트럭 + 85A 부싱
- 다운힐 중급: 43도 트럭 + 90A 부싱
- 슬라럼 중상급: 50도 트럭 + Cone 부싱 조합
롱보드의 트럭은 단순히 방향을 바꿔주는 부품이 아니다.
그 안에는 내 몸의 반응, 속도, 안정성, 회전 리듬을 조절하는
정교한 피드백 장치가 숨어 있다.
부싱 하나, 각도 몇 도의 차이가
주행 전체의 감각을 바꾸고, 내 자세를 다르게 만든다.
보드를 오래 타고 싶다면
기술보다 먼저 트럭의 성격과 내 몸의 궁합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 내 보드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
트럭이 내 감각과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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