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롱보드를 탈 때 나는 휠의 중요성을 전혀 몰랐다.
크면 잘 굴러가고, 색이 예쁘면 좋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보드를 오래 타다 보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 회전의 부드러움, 회전 반응 속도 등이
단순히 내 몸의 균형 문제만이 아니라 휠의 특성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댄싱을 연습하면서 어떤 휠은 발의 미세한 동작을 그대로 지면에 전달해주는 듯했고,
어떤 휠은 아무리 잘 타도 뭔가 둔탁하게 반응했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체험한 다양한 휠 세팅의 차이점과,
휠이 단순한 ‘바퀴’가 아니라 지면과 몸을 이어주는 감각 센서라는 사실을 공유하려 한다.
롱보드 휠의 기본 구조 – 크기와 경
도가 만드는 감각
휠은 겉보기엔 단순한 원형 고무 덩어리 같지만,
사실은 크기, 경도(durometer), 접지면 형태, 립 구조에 따라 전혀 다른 주행감을 만들어낸다.
- 크기(지름): 보통 65mm ~ 75mm.
클수록 속도 유지력 ↑, 작을수록 회전 반응 ↑ - 경도: 78A~85A 범위가 일반적.
수치가 낮을수록 부드러움(충격 흡수 ↑), 높을수록 빠른 회전(미끄러짐 ↑) - 립 구조: 샤프 립(각진 테두리)은 접지력 ↑ / 라운드 립(둥근 모서리)은 슬라이드 ↑
나는 처음 70mm / 80A 휠을 사용했고,
초보자인 내게 딱 맞는 안정감을 주었다.
롤링 중 갑작스런 진동이나 틀어짐이 적고,
속도가 너무 빠르게 붙지도 않아 연습용으로는 이상적이었다.
댄싱용 롱보드에서 휠의 부드러움이 주는 체감
댄싱을 연습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발의 압력이 휠을 통해 그대로 지면에 전달된다는 것이었다.
부드러운 휠을 쓰면 바닥의 질감이 완화되지만,
발에서 오는 감각도 조금 둔해지는 느낌이 든다.
반대로 약간 더 단단한 83A 휠을 장착해 봤을 땐,
작은 틀어짐이나 무게 이동에도 보드가 예민하게 반응했다.
문제는 바닥이 고르지 않을 때 발바닥으로 진동이 그대로 전달돼 불편했다는 점이다.
결국 나는 78A~80A 경도의 중간 세팅으로 회귀했고,
댄싱 동작에서도 부드럽게 회전하고, 발의 압력도 적절히 전달받는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 댄싱용 보드는
70mm / 78A~80A / 라운드 립 휠이 가장 안정적이고 감각적이다.
지면에 따라 휠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공원, 아스팔트, 자갈길…
보드를 타는 지면 환경에 따라 휠의 역할은 완전히 달라진다.
- 매끈한 도로: 경도 높은 휠이 반응성이 좋고 속도 손실이 적다
- 거친 바닥(예: 콘크리트, 자갈): 부드러운 휠이 진동을 흡수해준다
- 습기 있는 노면: 샤프 립 구조가 미끄러짐을 방지해준다
나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섞인 노면을 자주 타는데,
78A 휠을 쓰면 충격이 줄고, 오래 타도 무릎 피로도가 확실히 낮아진다.
회전 반응과 슬라이드 컨트롤 – 휠 하나로 스타일이 바뀐다
한 번은 친구가 쓰던 하드한 다운힐용 휠(83A)을 장착해봤다.
이 휠은 확실히 회전이 민첩하고 속도가 빠르게 붙었다.
하지만 슬라럼이나 댄싱에서는 미끄러지듯 돌아가는 느낌이 강해서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
반면, 부드러운 라운드 립 휠을 쓰면
턴마다 발의 미세한 조절이 가능하고,
실수했을 때도 충격이 덜해 초보자에게 더 친화적인 주행 감각을 준다.
🎯 요약 팁:
- 댄싱/슬라럼: 78A / 라운드 립
- 다운힐/프리라이드: 82A~85A / 샤프 립
- 크루징: 70mm 이상 / 중간 경도 / 부드러운 접지면
휠은 ‘속도’보다 ‘소통’을 결정짓는다
처음에는 ‘더 빠른 휠’만이 좋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휠을 볼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내 발의 감각을 어떻게 지면에 전달해줄 수 있을까’이다.
휠은 속도를 내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 움직임에 대한 피드백을 만들어주는 중간 연결고리다.
보드를 탈수록 느끼는 건,
지면을 읽고 반응하는 능력은 결국 휠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휠은 단순한 바퀴가 아니라,
내 몸과 도로를 연결해주는 감각 센서라고 말하고 싶다.
롱보드 휠은 보드의 기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자,
라이딩 감각을 섬세하게 조율하는 도구다.
크기와 경도만 바꿔도 주행 전체의 느낌이 바뀌고,
지면과 소통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진다.
내가 원하는 주행 스타일이 무엇이든,
휠을 바꾸는 순간, 보드가 달라지고 감각도 달라진다.
앞으로도 나는 기술 연습만큼이나
휠의 반응, 회전감, 감각 피드백을 주의 깊게 느끼며 타려고 한다.
'롱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롱보드 길이 선택 (0) | 2025.06.28 |
---|---|
롱보드 구조를 알면 자세가 쉬워진다 – 데크, 트럭, 휠의 원리 (0) | 2025.06.28 |
롱보드는 움직이는 몸의 실험실 (0) | 2025.06.28 |
롤링 자세 배우기, 속도보다 중심감각이 먼저였다 (0) | 2025.06.27 |
롱보드를 타면서 사람들의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0) | 2025.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