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보드

롱보드 루틴 구성 순서 가이드 – 도입, 전개, 클로징 구성법

zip-note 2025. 7. 12. 07:31

롱보드를 꾸준히 타면서 기술을 익혀도, 막상 그 기술들을 조합해 루틴으로 만들려 할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기술은 익혔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감각은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다.

루틴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이 흐름에는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있으며, 각각의 구간은 모두 다른 기능과 목적을 가진다.
즉, 루틴은 기술의 조합이 아니라 기술을 조율한 구조물이다.

이번 글에서는 루틴을 짤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구간,  ‘도입’, ‘전개’, ‘클로징’이라는 구조적 개념을 소개하고
각 구간에 어떤 기술을 배치해야 하고 어떤 실수를 피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보드타는 남성

 

도입 – 루틴의 리듬을 여는 구간

루틴의 시작은 단순한 진입 동작이 아니다.
도입부는 전체 루틴의 리듬을 결정짓고, 기술 수행을 위한 준비를 하는 심리적, 신체적 정렬 시간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루틴의 시작을 멋있는 기술로 열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도입 구간에서 복잡하거나 불안정한 기술을 넣으면 심리적 긴장감이 기술 흐름 전체를 흔들 수 있다.

루틴 도입부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술은 다음과 같다.

  • 롱푸시: 속도를 조절하며 중심을 정렬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도입 기술
  • 피터팬 1~2회 반복: 발을 교차하면서 리듬을 만들고, 신체를 데크에 적응시키기 좋음
  • 정지 또는 정지 후 스텝인: 중심선에 정확히 발을 세팅하는 용도로 효과적

도입부는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주기보다는 몸과 보드의 연결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전개 – 루틴의 본체를 구성하는 구간

루틴의 전개부는 가장 많은 기술이 등장하는 구간이다.
여기서는 회전 기술, 발 교차 루틴, 연결 기술 등이 중심을 이루며 루틴의 개성도 이 구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러나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이 구간에서 일어난다.
기술 간 간격 없이 무리하게 나열하거나, 복잡한 기술을 연속적으로 이어버리면 루틴이 끊기고 중심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중요한 개념은 기술 간 ‘완충 구간’ 확보이다.
강한 기술 사이에 쉬운 루틴이나 정지 구간을 삽입함으로써 집중력과 중심감을 회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성이 있다.

  • 롱푸시 → 피터팬(2회) → 정지 → 노컴플라이 → 피벗
  • 피터팬(3회) → 정지 → 샤빗 → 롱푸시 → 피터팬(1회)

이때 각 루틴 사이사이에 '정지' 또는 '롱푸시'처럼 중심을 회복하는 기술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기술 자체의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은 물론이고, 루틴 전체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도와주는 핵심 전략이 된다.

특히 루틴 촬영을 염두에 두고 구성하는 경우에는 기술 간 박자감, 시선 이동, 방향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
보기에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야 진짜 '루틴다운 루틴'으로 인식된다.

 

클로징 – 루틴을 정리하고 감각을 남기는 구간

루틴의 마무리는 흔히 간과되지만,
실제로 루틴 전체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기술적으로는 간단할 수 있으나,
심리적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이다.

클로징 구간에서는
기술을 강조하기보다는 흐름을 정리하고 중심을 복원하는 방식이 좋다.
특히 루틴 중간에서 중심이 흔들렸거나
기술 수행 중 피로도가 누적되었다면
마무리 구간에서는 이를 자연스럽게 정리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자주 사용되는 마무리 기술은 다음과 같다.

  • 피벗: 비교적 쉬운 회전 기술로 루틴의 마무리에 감각적인 인상을 줌
  • 정지 후 자세 정렬: 중심선에 두 발을 정확히 맞춰 서며 마무리
  • 크루징 루틴: 천천히 흐르며 루틴을 종료, 특히 영상 마무리에 효과적

이때 중요한 건, 마무리의 속도와 리듬이 루틴 전체의 감각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갑작스럽게 끝나는 루틴은 감정적 잔상을 남기지 못하며,
클로징이 매끄럽고 중심 잡힌 루틴은 루틴의 완성도와 연습자의 실력을 동시에 드러낸다.

 

루틴 전체 구성 예시

입문자용 루틴 예시

  • 도입: 롱푸시 → 피터팬(1회)
  • 전개: 정지 → 노컴플라이 → 롱푸시
  • 클로징: 피벗 → 정지 → 중심 정렬

이 루틴은 기술 난이도는 낮지만 흐름이 자연스럽고 안정감이 높다.
특히 착지 후 복원 기술이 잘 삽입되어 실패율이 적다.

 

중급자용 루틴 예시

  • 도입: 크루징 → 정지
  • 전개: 샤빗 → 피터팬(2회) → 바디버리얼
  • 클로징: 롱푸시(천천히) → 피벗 → 정지

이 구성은 루틴 중간에서 회전 트릭을 반복하지 않고 속도와 리듬 조절을 통해 루틴의 무게 중심을 조율하는 전략이 적용돼 있다.

 

기술은 훈련으로 익힐 수 있지만 루틴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입 – 전개 – 클로징이라는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술 사이에 ‘쉬는 구간’과 ‘복원 루틴’을 배치할 줄 알아야
완성도 높은 루틴이 만들어진다.

루틴은 결국 기술보다 흐름, 속도보다 조화, 개수보다 구조가 중요한 작업이다.

처음부터 모든 걸 다 넣으려 하지 말고, 당신에게 익숙한 기술 몇 개로도 도입 → 전개 → 마무리를 짤 수 있는 감각을 키워보자.

기술을 엮어내는 ‘리듬 감각’이 생기면 루틴은 훨씬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된다.